강릉이야기 136

(ep85) 자명고

참, 남아다이[남아답게] 생겐 호동왕자 하구, 한번 보문 뇌살시킬[뇌쇄시킬]망쿰 이쁜 나넹이[낙랑]공주 하구 사랑으 했그등. 요중고[요즈음]말루 뒈질둥 살둥[죽자 사자] 물 불으 안 가래구 장래꺼정 언약으 했다그등.같이 살자문 두 나라르 합체야는데 낙랑국에는 적이 쳐들어오문 하머[벌써] 미리 알구 스스루 울레주는 자멩고[자명고]라는 북이 있었그등.적이 멫 번이구 쳐들어 갔지만 고눔어 자멩고 때밀[때문]에 매번 낭패르 보그등. 개니[그러니] 그그 우터 없애야는데 호동이거 나넹이 보구 꼬셌그등[꼬드겼거던]. 어느날 쳐들어갈티니 나넹이 니거 미리 그 자멩고르 북 째라구[찢으라고] 씨겠그등. 약조한 날에 쳐들어갔그등. 갠데 이기 머이 밤새두룩 또깨비오짐[술]으 처먹어 취핸지, 튀전질으 해 인상만상[인성만성] 구..

강릉이야기 2024.08.05

(ep84) 자국눈

컹컴한 호랑새북[꼭두새벽]에 인나니 자욱눈[자국눈]이 하옇게 내깔렌데 아재[고모] 방 뜨럭[뜰]에서 부텀 머이 쇠도독눔 발만한 자욱[자국]이 마당으루 어청어청 걸어간 페토[표시]가 나있잖소.고만에 질금령[질겁]으하구 빗잘그 들어더거 마당 씨는[쓰는] 척 삽적거레까정[사립문까지]그늠어 자욱으 지우느라 정신없이 휘즛군, 씰데[쓸데]없는 물 이러 웅굴둔지[우물둔치]루 멫 번으 갔더 완지 모르잖소.진작부텀 머이 들락거린다는 근 알언데, 인제 보니 저 근내 봉영이 총각이 밤에 아재하구자는 고 새간[사이]에 자욱눈이 완 모넹[모양]이잖소.아부님이 알문 싹 요절이 날틴데, 저그 우터하우야.

강릉이야기 2024.08.05

(ep83) 놋그릇

놋그륵[놋그릇]이야 누런 금삐다구[금빛]가 나능 기 품위야 있구 말구지 머.갠데 그년어 짚쑤셍이[짚수세미]더거 잿깨미[기왓장가루]르 묻헤 일삼어 문닥거레야능[문질러야하는] 기 밥해 먹는 안덜인데는 귀다리쩍구[귀살쩍고, 뒤숭숭하고] 말구지 머.그눔어 놋글쓰[놋그릇을] 한 번 씨[씩]어대자문 집안이 달부[온통]난리장가. 마당더거 멍석으 내피구 할머이, 어멍이, 누, 하이탄 있는대루 마커[모두] 모예 짚쑤셍이[짚수세미]더거 잿깨미[기왓장가루]르 묻헤 빙빙 돌레 딲는 그 보문 참 고달픈 삶이구나 싶장가. 잿깨미두 머 그양 맨드는주 아능가. 잿장[기왓장]으 버강지[부엌어궁이] 안에더거 너놓구 멧메칠으 불으 때 달구구 꼬야[구워야] 좋은 잿깨미르 맨드장가.

강릉이야기 2024.08.03

(ep82) 대관령

눈 망쿠 바람 많은 강릉으 끄난은[끌어안은] 대굴령[대관령]. 말랑[마루]서 대굴대굴 네레굴미 왔대서 대굴령. 꽂감[곶감] 한 접 차구서 구베[굽이]마다 하나썩 빼 먹으문 항 개 딱 남는 대굴령.  百 폭 펭풍[병풍]에 一 폭이 웂어 白 폭 둘러친 대굴령. 아은[아흔] 아오[아홉] 구베르 구불구불 대굴령. 등금벵이[등짐장수], 소굼 장사 영세[영서]가구 단위[단오] 굿당 네레주는 대굴령. 반젠이 술막[주막] 워데 갔나, 나그내 차 타구 가는 대굴령.인날에야 대굴령으 한 번 늠자문 퇴끼질[소로]같은 산질으 따러 산골짜구니루 들어가서, 물 흘르는 돌다리 근내 산구베[산굽이]르 빙 돌어 산지슬카리[산기슭]르 올르드가, 샘구뎅이[샘물가]에서 가랑잎파구루 물 떠 마시구 짚세기[짚신] 갈어 신구, 산꼬뎅이[산꼭대기..

강릉이야기 2024.08.03

(ep81) 재먹다(삭다)

그 진진 눔어 저울게[겨울에] 뒈질똥[죽을둥] 살똥 해가미 애삼질쌈행[길쌈한] 그 익히느라 단제서 끄내니 마커[모두] 재먹었잖소. 그래 머 한나나 씰[슬] 기 머 있소. 실오렝이[실오라기]르 실주벅[슬쩍] 잡어댕기니 머 매가리[맥]라군 웂이 막 떨어지잖소야. 그한[그렇게] 고상으하미 애씬 기 고만에 애똥머리[애] 터져 죽갰잖소.사람이 우째 누래[누렇게] 떵 기말이야, 축이 아주 망이 갔잖텅가. 그 멀쩡한 허우대[허위대]가 척 휑[휜] 기 늘겡이두[늙은이도] 팍 사그러들어 상 늘겡이가 됐잖텅가.  알으 낳구 나드니[몸살 앓고 나더니] 히마리[힘]라군 없는 기 아주 재르 폭 먹었잖텅가.

강릉이야기 2024.08.03

(ep80) 새끼꼬기

눈 오는 지냑에 새끼를 이식두룩 꼬문 두 사래 정두루 꼬거덩.물 멕예 노골노골[노글고글] 축축한 짚오렝이[짚오라기]르 잇거[이어] 대민서, 죄진 눔맨치 두 손바닥으 싹싹 부베 돌레 꼰 새끼르 뒷똥궁기 새간으로 잡어 댕기구, 댕기구 하거덩.작두바탕만한 짚 한 토맥이르 마커[모두] 부비문 한 발, 두 발 세민서 발끄뎅이[발끝]와 무럽패게[무릎]더거 걸어서 8재 사래르 맹글어 내놓거덩.그래 여적지[여태] 참었던 오짐으 잔뎅이[허리]르 뒤루 빨럭 젳헤가민서 심조작끈[힘껏] 시원하게 내깔리문, 처매에 참새가 뒤처덕거리는 군소리[잠꼬대]가 들리거덩.

강릉이야기 2024.08.02

(ep79) 베름빡(벽)

집으 비워놓은 채 떠났더거 삼년만에 돌어왔장가. 지붕키[지붕] 마커[모두] 썩어 네레앉어서 매련없능[형편없는] 기 엄두 안 나데야. 뽀야니 맥질해[물매질] 그 곱든 베름빡[벽]이 비바람에 달부[온통] 떨어져나가구, 벡따구[뼈다귀]같은 얽어맨 외가지[외]만 엉크렁 기 정내미가 뚝떨어지데야. 젠없는 빈집으 지키민서 해마둥 참배는 가정이[가지]가 척척 휘두룩 네레벙[만발한] 기 고맙구 매무[매미] 소리만 고라뎅이[골짜기]에 차장가.베름빡을 베름싹이라구두 하잖가.운젠가 어머이가 사는 고라뎅이 집에 불이나, 불으 딱 끄구 집구석으 이러 들어다 보이, 불이 다 타가지구 매련이 웂잖가. 온통 베름싹이 시꺼멍 기, 우리 어머이 고재이[고쟁이]와 치매[치마]거 베름싹에 척 붙어 있는 기 울매나 서러운지.

강릉이야기 2024.08.02

(ep78) 까마귀

이기 머이[무엇이] 낫살이나 처먹으니 머[뭐] 건망증 때밀에 당최 머르 까져먹어싸서 큰일났네야. 어재[어제]가 칭구 귀빠진날[생일]인데, 오라구, 청정(請狀)으 하는 그 까져처먹구자뻐졌장가.갠데 본대[본디] 나구 지는 그두 칼같이 순서거 있언데, 그눔어 까마구[까마귀] 때밀에 뒤죽박죽이 됐다장가.  인날[옛날]에는 그눔어 까마구거 저승사자르 했다장가. 이 빌어처먹을 까마구거 할루는 저승으루 델구 갈 사램 명부르 물구 가더보니 머이 마실[마을]서 채일[차일]으치구 잔채[잔치]르 하는 기 뵈키드라장가. 기래 굽굽하든[출출하던] 차 잘됐다 시워[싶어] 실크정[실컷] 읃어먹구 훨훨 날아서 저승 문턱으 늠을라니 이눔어 멩부가 웂드라장가. 깜빡 까져먹었드라장가. 다시 갈라구 하니 너머 멀구 또 멩부 이름두 몰르구 ..

강릉이야기 2024.08.01

(ep77) 장닭(수탉)

꽁[꿩]두 장꽁[장끼]이 풍채 좋듯이 달기 새끼인 숫눔인 장닭[수탉]이 멋있장가. 한 번두 안 걸르구 매일 새북[새벽]같이 꼬끼오, 하구 기상 나팔으 부는 동내 시개[시계]장가. 갠데 장개 가서 울맨 안 된데 처갓집에 갔장가. 벵모[빙모]가 말이야 새 싸우[사위] 멕일라구 그 크다마한 늠어 장닭으 쌈어 튿어서 상 우에 얹예놘데 공장이[굉장히] 많장가. 그래 처남 내우 하구 우리 두 내우[내외] 하구 빙 둘러 앉었장가. 술이 일 배썩 돌어가니 머 하머[벌써] 얼기네한데[얼근한데], 내거 우터 안주르 닭어 새끼 날개미[날개]르 집었장가. 막 튿을라구 입으루 가주가는데 벵모가 벙캐맨치[번개처럼] 달게들어 뺏장가. 나는 고만에 영문두 몰르구 있이니 벵모가 머이라는지 아능가. 날개미르 먹으문 바람으 피운다는데 싸..

강릉이야기 2024.08.01

(ep76) 감주

돌두 생키문[삼키면] 소화가 지선[즉시] 된다는 한창 때, 모예서 이식두룩 새끼를 비비문[꼬면] 배따지시개[배꼽시계]거 쿨럭[푹] 꺼져 네레서 잔뎅이[허리]가 앞으루 꺾이지 머.머이 먹구 싶어 못 배기는 고 협협할 때, 소곤닥소곤닥 거리더거 뉘집 댄[뒤란]에 있는 감주[식혜] 동우[동이]르 얌셍이해더거[훔쳐다가] 마시구 그랬아.아이문 남어 홍실[홍시] 앉혜농 그 쌔베[훔쳐] 얼음이 배겡 그 쥐새끼 모넹[모양]이루 먹구 그래능 기, 마커[모두] 협협하기두 했지만 재미루 그랭 기 전수[전부]야.운젠가 상운이 할머이 소상(小喪, 조상이 죽은 후 만 1년이 되는 날에 지내는 제사) 저 주괘[주과]르 채레농 그 얌셍이해더[훔쳐다] 냠냠거렛아.냉중에 튀발[탄로]이 나서 내 아부진테 세[혀]가 쑥 둘러빠지두룩 띠디레..

강릉이야기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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