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야기 135

(ep113) 돼지감자

그때만 해두 인날[옛날]인데 머 매련없었잖소[형편없었잖소]. 제워[겨우] 때르 우떠 어지지만[때우지만] 속은 맨날 들차잖소.삼으 이식두룩 삼더 보문 왜서[왜] 그닷하게두[그렇게도] 머이 먹구 싶응 기 그러 굽굽하잖소.신랑이 웃방서 고드렘이돌[고드랫돌]으 넹기더거 실그마이 늠어와서는 보채잖소. 뻔한 눔어 살림 탱탱 벵[빈] 그.그래문 가실게[가을에] 잔떡[잔뜩] 파서 묻어둔 구덩감재[돼지감자]르 끄내 와서 써느렁 그 깎어 우적우적 멫 개르 웂애구 나문, 입에서 달크네 항 기 땡기잖소.소갈비에 쟁겨둔 동철감으 꺼내와 달다한 홍실으 먹으미 소복소복 눈내리는 저울밤으 밝히잖소.

강릉이야기 2024.09.18

(ep112) 관솔

이산 저산에 뜩거지[썩은 그루터기]르 걷어차문 뻬다구[뼈다귀] 같은 벌건 엿 삐다구[빛] 소껭이[관솔]르 털어 맻 짐 해 와서 말룠더거[말렸다가] 잴게[잘게] 패 놓찮가.모구[모기] 달게드는 여름 지냑엔 멍석 여븐뎅이[옆]에 도삽질[소꿉놀이]하듯 불 피우문 끝내주장가[그만이잖는가].깔껭이[가루눈] 한 질[길] 빠지는 저울겐[겨울엔] 코굴[고콜*]에 잔떡 지폐놓구, 어멍이나 누우는 삼으 삼구, 아부진 고드레미돌[고드렛돌] 늠기문[넘기면], 소껭이서 송진이 내폐[내피어] 짜르르 끓눈 소리가 짚어가능 기 그러두[그렇게도] 고지녁하장가[고즈넉하잖는가].갠데 자구 인나문 콧궁기가 시커매 기차굴같장가.  *고콜 : 예전에 관솔불을 올려놓기 위하여 벽에 뚫어 놓은 구멍

강릉이야기 2024.09.15

(ep111) 초승달

이실[이슬] 맞어 자랜 초록 수푸정[수풀]에 들어 풀 뜯는 벌건 쇠방굴[쇠방울] 소리 낮게 들리는 여븐뎅이[옆]에,꼴 비는 초립동 구성진 가락이 온 고라뎅이[골짜기] 빈달루[비탈로] 달부[온통] 씨러지는 풍겡이 우째문 산수화지.산 그림재 네레쭈는[떨어뜨리는] 노울녘, 뱃구리[뱃구레] 불룩한 쇠 몰구 흐를듯 짊어진 꼴짐이 가름배질[오솔길]루 네레오문,갈낭그 두에 꽁배게있든[숨어있던] 어둠이 자우룸맨치[졸음처럼] 쏟어질 때 삽적[사립문] 안으루 들어서는 초승달 하마[벌써] 뜬 지냑.

강릉이야기 2024.09.14

(ep110) 골말 야경

우리 집이 우덴지[아딘지] 갈쿼[알려]줄께요.골말 빨딱 고개르 올러 오더거[오다가] 보문[보면] 이층집이 쫄로리[줄지어] 세 채가 있는데, 복판[중앙] 집이 우리 집이 잖소.그런데 히얀 얄긋하게 우리 집 앞으루 요즈음 지즈바[여자얘]들이 째진 청바지르 입구 다 든내놓구[내놓고] 댕기잖소.머 빼꼽틴가 먼가 그기라잖소.밤마둥 머스마 새끼들 하구 어울레 댕기는[다니는] 꼴으보믄 내 머리가 지끈지끈 다 아프잖소.우떠 그닿 하우야! ※ 이 글은 "강릉 지명유래와 사투리(김동철님)" 책의 내용을 각색하였습니다.

강릉이야기 2024.09.11

(ep109) 나물밭

그눔이 지 혼처 맡어놓구 댕기는 나물밭이 있는데 글쎄, 어재[어제]는말이야 누루대[누룩치]르 한 보텡이 해가주 왔데야. 그그만이 아이구 곰추[곰취]해가미, 개두룹[엄나무순]해가미 멩이[산마늘]해가미 머이 아주 심대루 해왔데야. 같이 좀 가자 이래문 그 곰텡이같은 눔이 실실 웃기만하능 기 우터 그 지랄시리 망이 튿어왔데야.계하러 가니 오번[요번]엔 머이 찔라래비[절름발이] 철중이두 오구 망괴 안 오든 혁승이해가미 계원중 젤 막넹이[막둥이] 찬진이해가미 풍운아[바람둥이] 종설이해가미 그한 모싱구기[모내기] 방극[고비]인데두 머이 우째 마커[모두] 왔데야.

강릉이야기 2024.08.25

(ep108) 취떡

그때야 슬[설], 보룸에 취떡으 그러 챙기든 시절이잖소. 갈잎파구가 확돌레 피구 나물 끝물에 취 뜯으러 나세잖소. 내거 보재기르 챙게 취뜯으러 간다니까 근내 정순이 누우두 따러 나세잖소. 네 살이나 우인 스물 세 살이니 머 이상한 생각은 애최 읎이, 달봉재르 늠어 안구산으 돌어 들어가니 머, 허연 취가 내밀렌데 낫으루 그양 베두 되겠잖소.취는 떡으루 해 먹지 그냥은 안먹잖소.억시구 뻣뻣해서 못먹잖소.취를 육만어너치 사더거 찹쌀 한 말애더 너어 취떡으 핸데, 꼭 십만원너치 된다구 그래잖소.저울이 오문 취떡으 고 먹던 시절이 젤 생각 나잖소.화리 석쇠더거 구운 노릿노릿한 기 말랑말랑한 기 인날 생각하문 취뜯던 누우와 취떡이 젤 그립잖소.

강릉이야기 2024.08.18

(ep107) 장명등(長明燈)

"흐미한 장멩등이 자우룸에 깜부럭거리능 그 봤아" [ 표준어 ] 장명등(長明燈)  1. 대문 밖이나 처마 끝에 달아 두고 밤에 불을 켜는 등. 2. 무덤 앞이나 절 안에 돌로 만들어 세우는 등. [ 사투리 ] 장멩등   [ 스크립트 ] 대관령 중턱에 있는 주막에 있는 장명등/ 주막집 가족이 나누는 대화 대굴령으 늠어 멫 구베[굽이]르 돌구 돌어 오더보문 반젱이(半程) 주막이 있었아. 낮에는 그렁저렁[그럭저럭] 사램이 좀 있더거두 하머[벌써] 해만 지문 인적이 뚝 공기구[끊어지고] 천지가 적막강산이야.어릴 저 기억인데 아부지하구 영세[영서]갔더 오드가 보니, 깔껭이[가루눈]가 내리는데 흐미한 장멩등[장명등]이 자우룸[졸음]에 깜부럭거리능[깜빡거리는] 그 봤아. 주모두 자구 객두 자구 다 찌부러지는[기울어지..

강릉이야기 2024.08.17

(ep106) 사경(私耕)

"일년에 새경이 쌀 일굽 가망이가 머이나" [ 표준어 ] 사경(私耕)    1. 묘지기나 마름(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이 수고의 대가로 부쳐 먹는 논밭.   2. 머슴이 주인에게서 한 해 동안 일한 대가로 받는 돈이나 물건.  [ 사투리 ] 새경, 세경       [ 스크립트 ] 부잣집 머슴이 임금을 적게받는 것을 머슴의 친구가 하소연 하는 말그 만장같은 광적[광작] 농새르 머숨 혼처 손으루 거뒈디리는데[거두어들이는데] 말이야. 일년에 새경[사경]이 쌀 일굽 가망이[가마니]가 머이나.쌀으 백 석 늠게 맹길어서 고방구뎅이드가 채곡채곡 무제[쌓아] 주는데두 글쎄, 내현[내년]에는 새경으 안 올레 준대. 즈거 갈 저 그그 안구 갈 주 알구 기래는 모넹[모양]이야. 인심으 좀 씨문 우때서. 어이..

강릉이야기 2024.08.17

(ep105) 더위팔기

증월 대보름날 새북[새벽]에 범해[희붐해] 인나서[일어나서] 갑재기 누구 이름으 불라.어리왈한[어리벙벙한] 잠절[잠결]에 지두 모리게 대답하거덩. 그래문 채산머리[처신] 쪽 둘러빠지게 얼렁[얼른] 내덕사[내더위사], 하거덩. 눈꼽자구[눈꼽]가 들 떨어정 기 사구[사고] 나문 승질[성질]나지만 우터해. 보갚음[앙갚음]할라구 베르미 남어 이름으 부르문 좀해서[좀처럼] 안속아.그날 해가 뜰 때까정 벙치[벙어리]가 되능 기 젤루 안전빵[안전]이거덩. 내 더우[더위]르 망이 사라는 뜻으루 그러 팔어대문 삼복더우르 시원하게 지낸다구 해서 내더우르 사라 그래거덩.

강릉이야기 2024.08.15

(ep104) 대장간

베가 팰 때쭘 해서[돼서] 착하구 바지런한 아부지는 여레기[여럿이] 모예서 베림간[대장간]에 가거덩. 낫이구 광이[괭이], 호멩이[호미]구 작두날, 소시랑[쇠스랑], 식칼, 머 그러 챙게서 가문 응차[응당] 어두워야 오거덩.  그런날은 안 바두[봐도] 술추룸[술추렴]으 하구 오시기 땜에 거나하거덩. 기튿날 술국[해장국] 챙기는 어멍이가 그러두 무던히 정성시루웠아.시상 일이라능 기 마커[모두] 그래. 베림젱이[대장장이]집 정제[부엌에] 식칼 벤벤항 기 웂다장가. 어느 누구는 머 지대루[제대로] 챙기구 사는 주 아능가. 살어가민서 장만하구 챙기장가.

강릉이야기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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