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사투리 113

(ep34) 영깽이불

쪼끄매할[조그만할] 저는 말이야 그 왜서[왜] 다황[성냥]으 그닷하게[그렇게] 가주[가지고] 댕기구 싶언지 몰라. 바람이 천둥개달림하는 봄이 되문 바람꼴[황사]이 부해[부연] 천지가 마커[모두] 매련웂는[형편없는] 강릉인데. 운제는 핵교 갔더오더거 잔떼[잔디]가 뇌런 메장판[묘지]서 여레기[여럿이] 모예 불장난으 하더거 고만에 우터 불이 황 하구 붙데야. 그랜데 나물 캐는 체내[처녀] 치매자락인데만 뱅뱅 돌미 안 불던 봄 바람두 불싸든내문 분다드니만 말이야. 워데서 기끈[기껏] 놀더거 달게와서 핵 하구 부니, 가제나[가뜩이나] 봄이래서 버썩 말러붙언데 영깡어불[봄불]이 깡충깡충 근내 튀미 붙는데 이기야 지랄났데야.옷으 훌 벗어서 끌라구 달게들어보니 머 되등가. 달른 눔들은 겁이 나노니 삼십육개[삼십육계]..

강릉이야기 2024.07.16

(ep33) 망우리(마우리)

대보룸날 아이지냑[초저녁]에 바잠문[바잣문] 한데[바깥] 귀신불으 해놀 적에, 철사 끈타불[끈]으 동고맨[동여맨] 크단 깡통에 못으루 궁기[구멍]르 빼꼼빼꼼하게 뚤버서[뚫어서], 숯불으 능구 앵미리장제기[잘게팬장작]르 얹예 휘휘 돌리미 장등성이[등성이]에 올러 가지 머. 달마중[달맞이] 준비하느라 하머[벌써] 아덜이 딧다[들입다] 모예서 불장난으 하느라 영개[연기]가 자우룩하지[자욱하지] 머. 울매끈 놀더 달이 둥그렇게 떠오르기 시작하문 망우리여, 망우리여, 소레기[소래기]르 질르지머. 멀리 딴 데 마실[마을] 산뽕우리[산봉우리]에두 깡통불이 개똥불처름 번쩍번쩍하지 머. 그래더거 운젱가 저울[겨울] 가뭄이 심하던 해 망우리하더거 불이 나서 온 동내가 달부[온통] 개 끄실[그을]듯 난리르 친적이 있언데 머..

강릉이야기 2024.07.16

(ep32) 발문발문

망괴 안하든 짓따구리[짓]루 밤중 지내 청춘에 혼처된 아부지가 슬그멍이 인나서[일어나서] 뒷산뽕[뒷산봉우리]으 늠어 가잖소. 들은 소문두 있구 해서 발문발문 뒤르 밟었잖소. 아니나 달라, 부체[부처]같은 낭반이 소문에는 은장도르 품구 백옥수절한다는 그 체내과벵이[망문과부] 집으루 들어가잖소. 시상에, 이한[이렇게] 감쪽같을까 싶어 놀래기두 했지만 앗차, 미처 챙기지 모했구나 싶응 기 안되갰잖소. 냉중에가서 알어보니 글쎄, 쥐두 새두 모리게 사군지[사귄지]가 십년이 늠었다잖소. 남새시루워두 우터하우. 벨 수 음ㅅ이 강질루[강제로] 읍에더거 딴 살림으 채레디렛잖소[차려드렸잖소]. 그래서 돌어스미 동상[동생]이 어링 기 생갠데, 그 동안에 우터 방침으 했개, 아문 탈웂이 그러 지냈주르 암만[아무리] 생캐두 몰..

강릉이야기 2024.07.16

(ep31) 꿩밥(반하, 半夏)

약초값이 후해서 뒷골 굼밭[구렁밭]에 꽁밥으 싱곴장가[심었잖는가].새 쫓일 사램두 없구 해서 처내꼰제두니[던져두니] 머 고눔어 꽁[꿩]이 매양끈[마냥껏] 파딩겠장가. 음[움]이 트는 눔어 거 달부[온통] 뒤갑해가미[뒤져가며] 싸그리[깡그리] 조겠장가[망쳤잖는가]. 왜사[왜] 그런지 아능가. 꽁이 원래는 하눌에 사는 닭이랬다장가. 옥황상재[옥황상제]가 몹씰 벵이 들레서 꽁으 보구 지상으루 네레가서 꽁밥으 파오라 이랬다장가. 갱 기[그렁 것이] 요긋들이 파드가 한나르 먹어보니 이근 머 보통으루 마시웅 기 아이장가. 그래 요번만 파먹구 가야지, 가야지, 하미 여적지[여태] 파먹구 있었다장가.옥황상제가 가마이 있을 택이 웂장가.천둥으 니미[네미] 갈게대문 이눔어 꽁이 고만에 놀래가주, 예, 예 요그 캐그덩[꿩꿩..

강릉이야기 2024.07.16

(ep30) 남대천 천방뚝

첫 살림이라 개뿔[쥐뿔]이나 머 있소.둥구런 남산[만삭배]으 끄난은[끌어안은] 기 남어 집 접방살이[겹방살이]하느라 고상이야 시롭지.안고상시루운 사램이 워데 있소.일거리두 신통찮은 땐데.우째더 도툰[다툰] 날에는 휑하니 문으 거드머신구[걷어차구] 나가지만 달리 갈 데두 웂이니 뻔하잖소.한끈[한껏] 간다능 기 청방에 나와서 월겐초[달맞이꽃]으 줴튿으미 도시의 풍겡이 물에 잠긴 수면으 보민서 울적한 맴으 달개잖소[달래잖소].물소리는 왜서[왜] 그러 소곤닥거리는지.담배 한 꼬젱이[꼬챙이] 짚숙이 빨어 댕길 때쭘 해서[돼서] 마누래가 폭파될듯한 배르 앞세우구 나오잖소.그택[늘]으루 그래 노니 머 응차[응당]거게 있는 주 알잖소.히마리[힘]라군 하나두 엄ㅅ능 기 가느다하기는 왜사[왜] 그러 가느다한지, 똑 떨어질..

강릉이야기 2024.07.16

(ep29) 청국장(뜸북장)

콩이 잘 뜬 뜸북장[청국장]은 우떤 간보덤[반찬보다] 더 마수와[맛있어]. 울매나 구수하문 입천정[입천장]이 데서 마커[모두] 훌떡 까져두 맹[맨]그 그러 퍼먹아. 그깐년어[그까짓] 거 쇠고게 빈주해[비교해]. 택[턱]두웂지.좀 쉔[쉰] 짐치[김치]더거 돼지 비개[비계] 쪼꿈 쓸어[쓸어] 늫구, 마눌 팍팍 다제 낋잉 그 술안주루두 끝내주구[그만이고] 거게 따러올기 웂아. 우리는 그기 행긋한데 아덜은 냄새가 난다구 질색팔색해[질색해]. 먼 승민지[성미인지] 몰라.추운 저울게는[겨울에는] 머이라 해두 역시 뚬북장 찌게거 젤 어울레.장뚜가리[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낋는 그 생카문[생각하면] 춤이 지절루[저절로] 느머가.  https://youtu.be/mh3mjPj4ymE

강릉이야기 2024.07.13

(ep28) 항아리 칡

저울[겨울] 노달기[농한기] 때라 들어앉어 고드렘이돌[고드랫돌] 넹기능 기 부셍이[짜증]가 나 너굴갰장가[죽갰잖는가]. 우째 몸뗑이가 찌쁘등등항 기 워데 심[힘]으 좀 써야 머이 풀리갰데야. 안 되갰장가. 심심해서 한나잘[한나절]이 들[덜] 댄데, 안덜으 닥달해서 채레주는 나셍이[냉이]르 버무린 콩겡이국[콩가루국]으 먹구 뒷산 양지짝에 칠겡이[칡]파러 갔장가. 맨 칠겡이 밭이래노니 줄에 걸레 늠어질 지겡이데야. 갠찮다 싶은 데르 달게들어 돼지맨치 파딩겠장가. 츰에는 수네기[순]가 배배 꼬엥[꼬인] 기 벨루[별로]래서 우째 씨과해[시큰둥해] 했장가. 그 찌다한[기다란] 늠어 잔뎅이[허리]르 꼬불체[꼬불려] 좀 파네레가니 야 이기 머이, 말루만 듣던 순다지[순전히] 갈그[가루] 뿐이라는 단지[독] 칠겡이데야..

강릉이야기 2024.07.13

(ep27) 서낭당

이 마갈쳉이[산골] 어구[어귀]에 들어가문 천년두 더 묵은 서낭뎅이가 있능 기 귀신이 나올듯 고풍시롭데야.벌건 하등부리[황소] 삐다구[빛]가 나는 크다마한 당소낭기 으런[어른] 여레기[여럿이] 둘러 꺼난어두[껴안아도] 모재래.하눌으 지 콧궁기[콧구멍]루 아는지 고개르 빨떡젵헤야 제와[겨우] 보일망쿰 치찔르구 있데야.동내 매무[매미]는 오부뎅이[몽땅] 모예붙어서 우는지 하이탄[하여튼] 운치가 있는 곳이데야.단청[丹青]이 퇴색한 당집은 담젱이가 뒤덮어 흘러네리구, 둘러친 돌담은 바우옷[이끼]으 입어서 곰방이래두 워데서 찌다마한[기다란] 구렝이가 나와 휘감을듯, 묵은 금줄이 바람에 날리능 기 휘휘하데야.시원한 그늘에 머리껭이[머리카락]가 달부[온통] 새하얀 할멍이들이 멍석 우에서 실꾸렝이[실꾸리]르 절구구[엮..

강릉이야기 2024.07.13

(ep26) 우겡이(웃기떡)

큰 그륵에 떡으 담고 그 우에 보기좋게 할라구 찹쌀갈그 반죽항 그 눌래[눌러] 적맨치[전처럼] 찌져눌래[지지눌러] 지지민서, 빨건 맨드레미꽅[매드라미꽃], 메나리[미나리] 잎파구, 꽂감[곶감], 대초살, 석유버섶[석이버섯] 등을 붙예 똥글라하게[동그랗게] 맹길어서 떡 우에 덮는 우겡이가 참 꼬세[고소해], 그재.할아버이 제사때문 꺼멍 솥뚜껑을 뒤잡아 지름칠하고 그 우에 하얀 찹쌀갈그루 멩근 우겡이거 눈에 아롱아롱 한다니.이 근 꽅이나 꽅닢으 늫구 꽅처름 이쁘게 지진다 해서 꽅떡이라구도 해.우겡이라는 말으 요딴때두 써.이눔이 물견금[물건값]으 셈하구 남으문 남처지[나머지] 우사리[우수리]르 조야 원칙이지.굶은 개 우겡이 지젱 그 넙적 조 처먹듯 시물떡하구[시치미떼고] 말장가.그래 벅석[법석] 난리르 쳤장가..

강릉이야기 2024.07.13

(ep25) 황소 허리춤에 쌈지

읍에 갔더 늦어서 바지렁이 핼미골 에딴 모렝이[모롱이]르 막 도는데 아렛 동내 매핸[나쁜] 아덜[아이들] 스이[셋이] 지르 가루[가로]막구 치근덕거리잖소.가제나[가뜩이나] 눈이 크다마해서[커서] 겁대가리[겁]거 많은 내거 고만 미수워 울구 있자니,  아무캐두 봉벤당하지 싶은데, 마춤[마침] 망고에 말이 없는 고 허위대[허우대] 건장한 호랑바우집 대복이가 지내가더거 즘잖게 나물구잖소[나무라잖소].얼치[얼추] 태권도가 사 단이구 먼 침투 부대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었지만 그랜다구 머 가들[그애]이 들을 리 만무하잖소. 동내서두 찔때머리[성질] 드루워서 회가난[알려진] 갈구지[갉지]두 않는 종재[종자]들인데. 웽그[웬걸] 하머[벌써] 다더[닥뜨려] 붙었잖소. 대복이가 우터 고뼁이[고삐] 풀렌 하등부리맨치 치구 ..

강릉이야기 202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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