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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8) 옥수수

옥식기[옥수수]르 이러 가마이 보문 말이야, 그 옥식기통이 나올 저는 안덜이 해다[아가]가 깰까봐서 등떼게더 조용히 업구 밭머리꺼정 나와서 일간 서방으 지다리능 그 맨치루 고지넉하구. 또 우떤 때는 말이야, 군대들 줄루리[줄줄이] 줄으 세서 열벵식으 하능 그맨치루 서그럭서그럭하는[서걱서걱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거덩.그래구 뭉개구룸이 떠가는 초여름에 쏘내기가 한 채레 지내가길 바랬는 색시같거덩.니 농촌서는 옥식기라 부르고 어촌서는 강냉이라고 더 많이 씨는 이유르 아나. 몰르재.두 개 이름이 달라두 넘 달른데 왜사 그러 부르는지 알코줄께.강릉사램들은 잘 생카문 알겠지만 강냉이는 옥식기 열매를 주로 강냉이라 불라.옥식기를 길르는 농촌서는 작물에더거 주로 관심으 두니 옥수수의 강릉사투리인 옥식기라 불르구, ..

강릉이야기 2024.08.06

(ep87) 쌍가마

연숙이 잔차날[잔치날]에 말이야. 반나잘쭘 해서[돼서] 신랑 가매가 온다 기벨이 오드니만, 머이 그더처[내처] 뒤에 가매가 또 한나가 온다구 그래니 마커[모두] 내더봤아. 어라[얼래], 마당으루 쌍가매가 들어달렝 기야. 어안이 벙벙하지만 일은 하머[벌써] 벙클어[커져]두 보통으루 벙클엉[커진] 기 아니데야. 신랑이 둘이 떡 나세니, 짐작에 수군수군 체내[처녀] 품행이 단정치 모하구 그기 헤펐다는 얘기거덩. 떡 그지겡이 되니 벌집 튕겡그맨치 웅성웅성 소레기[소리]가 오가구, 아가레담지 모할 욕세[욕설]가 쏟어지는데 심비[신부]집은 참 뒈질맛[죽을지경]이지. 그래드니 예레이[예끼], 워데서 아주 드루운 늠어 집구석키라구 춤[침]으 탁탁 내뱉으미 쌍가매 둘 마커[모두] 되돌어갔거덩. 집안망신 개망신으 뜰구 연..

강릉이야기 2024.08.05

(ep86) 마갈쳉이

마갈쳉이[산골] 오래된 초가 지붕케[지붕에] 고지순이 흘러내리문 밤에 하얀 꽅이 페서[피어서] 언나[어린아이]가 들어세듯 고지가 달리구, 남산처름[만삭배] 둥구런 달뎅이만 해지더거 서리 맞어 익으문 몸 풀듯 따개서[짜개서] 바각지 맹글거덩. 제비가 물어다 준 고지씨. 언눔이 흥부, 놀부 즌설으 맹길어서 기맥히게 갖더 붙옜을까.옷 하야니 빨어 빨랫줄에 늘구[널고] 바지대르 괴우구 나문, 기다렝그맨치 워데서 숨어있더거 날아오는 앉일벵이[잠자리]가 고 끄트바리[끄트머리]루 네레앉는 한나잘. 왠지 지다레지는 마음 고지넉할[고즈넉할] 쯤, 우체부가 펜지 들구 오는 날.정지 밖 밤낭그서 뜰어진 밤꼬셍이[밤송이]르 까보문 신혼밤은 상구[아직]두 신혼인지 둘이서만 꼭 쩌난구[껴안고] 있구, 돌배기[세톨백이]는 춧 해던..

강릉이야기 2024.08.05

(ep85) 자명고

참, 남아다이[남아답게] 생겐 호동왕자 하구, 한번 보문 뇌살시킬[뇌쇄시킬]망쿰 이쁜 나넹이[낙랑]공주 하구 사랑으 했그등. 요중고[요즈음]말루 뒈질둥 살둥[죽자 사자] 물 불으 안 가래구 장래꺼정 언약으 했다그등.같이 살자문 두 나라르 합체야는데 낙랑국에는 적이 쳐들어오문 하머[벌써] 미리 알구 스스루 울레주는 자멩고[자명고]라는 북이 있었그등.적이 멫 번이구 쳐들어 갔지만 고눔어 자멩고 때밀[때문]에 매번 낭패르 보그등. 개니[그러니] 그그 우터 없애야는데 호동이거 나넹이 보구 꼬셌그등[꼬드겼거던]. 어느날 쳐들어갈티니 나넹이 니거 미리 그 자멩고르 북 째라구[찢으라고] 씨겠그등. 약조한 날에 쳐들어갔그등. 갠데 이기 머이 밤새두룩 또깨비오짐[술]으 처먹어 취핸지, 튀전질으 해 인상만상[인성만성] 구..

강릉이야기 2024.08.05

(ep84) 자국눈

컹컴한 호랑새북[꼭두새벽]에 인나니 자욱눈[자국눈]이 하옇게 내깔렌데 아재[고모] 방 뜨럭[뜰]에서 부텀 머이 쇠도독눔 발만한 자욱[자국]이 마당으루 어청어청 걸어간 페토[표시]가 나있잖소.고만에 질금령[질겁]으하구 빗잘그 들어더거 마당 씨는[쓰는] 척 삽적거레까정[사립문까지]그늠어 자욱으 지우느라 정신없이 휘즛군, 씰데[쓸데]없는 물 이러 웅굴둔지[우물둔치]루 멫 번으 갔더 완지 모르잖소.진작부텀 머이 들락거린다는 근 알언데, 인제 보니 저 근내 봉영이 총각이 밤에 아재하구자는 고 새간[사이]에 자욱눈이 완 모넹[모양]이잖소.아부님이 알문 싹 요절이 날틴데, 저그 우터하우야.

강릉이야기 2024.08.05

(ep83) 놋그릇

놋그륵[놋그릇]이야 누런 금삐다구[금빛]가 나능 기 품위야 있구 말구지 머.갠데 그년어 짚쑤셍이[짚수세미]더거 잿깨미[기왓장가루]르 묻헤 일삼어 문닥거레야능[문질러야하는] 기 밥해 먹는 안덜인데는 귀다리쩍구[귀살쩍고, 뒤숭숭하고] 말구지 머.그눔어 놋글쓰[놋그릇을] 한 번 씨[씩]어대자문 집안이 달부[온통]난리장가. 마당더거 멍석으 내피구 할머이, 어멍이, 누, 하이탄 있는대루 마커[모두] 모예 짚쑤셍이[짚수세미]더거 잿깨미[기왓장가루]르 묻헤 빙빙 돌레 딲는 그 보문 참 고달픈 삶이구나 싶장가. 잿깨미두 머 그양 맨드는주 아능가. 잿장[기왓장]으 버강지[부엌어궁이] 안에더거 너놓구 멧메칠으 불으 때 달구구 꼬야[구워야] 좋은 잿깨미르 맨드장가.

강릉이야기 2024.08.03

(ep82) 대관령

눈 망쿠 바람 많은 강릉으 끄난은[끌어안은] 대굴령[대관령]. 말랑[마루]서 대굴대굴 네레굴미 왔대서 대굴령. 꽂감[곶감] 한 접 차구서 구베[굽이]마다 하나썩 빼 먹으문 항 개 딱 남는 대굴령.  百 폭 펭풍[병풍]에 一 폭이 웂어 白 폭 둘러친 대굴령. 아은[아흔] 아오[아홉] 구베르 구불구불 대굴령. 등금벵이[등짐장수], 소굼 장사 영세[영서]가구 단위[단오] 굿당 네레주는 대굴령. 반젠이 술막[주막] 워데 갔나, 나그내 차 타구 가는 대굴령.인날에야 대굴령으 한 번 늠자문 퇴끼질[소로]같은 산질으 따러 산골짜구니루 들어가서, 물 흘르는 돌다리 근내 산구베[산굽이]르 빙 돌어 산지슬카리[산기슭]르 올르드가, 샘구뎅이[샘물가]에서 가랑잎파구루 물 떠 마시구 짚세기[짚신] 갈어 신구, 산꼬뎅이[산꼭대기..

강릉이야기 2024.08.03

(ep81) 재먹다(삭다)

그 진진 눔어 저울게[겨울에] 뒈질똥[죽을둥] 살똥 해가미 애삼질쌈행[길쌈한] 그 익히느라 단제서 끄내니 마커[모두] 재먹었잖소. 그래 머 한나나 씰[슬] 기 머 있소. 실오렝이[실오라기]르 실주벅[슬쩍] 잡어댕기니 머 매가리[맥]라군 웂이 막 떨어지잖소야. 그한[그렇게] 고상으하미 애씬 기 고만에 애똥머리[애] 터져 죽갰잖소.사람이 우째 누래[누렇게] 떵 기말이야, 축이 아주 망이 갔잖텅가. 그 멀쩡한 허우대[허위대]가 척 휑[휜] 기 늘겡이두[늙은이도] 팍 사그러들어 상 늘겡이가 됐잖텅가.  알으 낳구 나드니[몸살 앓고 나더니] 히마리[힘]라군 없는 기 아주 재르 폭 먹었잖텅가.

강릉이야기 2024.08.03

(ep80) 새끼꼬기

눈 오는 지냑에 새끼를 이식두룩 꼬문 두 사래 정두루 꼬거덩.물 멕예 노골노골[노글고글] 축축한 짚오렝이[짚오라기]르 잇거[이어] 대민서, 죄진 눔맨치 두 손바닥으 싹싹 부베 돌레 꼰 새끼르 뒷똥궁기 새간으로 잡어 댕기구, 댕기구 하거덩.작두바탕만한 짚 한 토맥이르 마커[모두] 부비문 한 발, 두 발 세민서 발끄뎅이[발끝]와 무럽패게[무릎]더거 걸어서 8재 사래르 맹글어 내놓거덩.그래 여적지[여태] 참었던 오짐으 잔뎅이[허리]르 뒤루 빨럭 젳헤가민서 심조작끈[힘껏] 시원하게 내깔리문, 처매에 참새가 뒤처덕거리는 군소리[잠꼬대]가 들리거덩.

강릉이야기 2024.08.02

(ep79) 베름빡(벽)

집으 비워놓은 채 떠났더거 삼년만에 돌어왔장가. 지붕키[지붕] 마커[모두] 썩어 네레앉어서 매련없능[형편없는] 기 엄두 안 나데야. 뽀야니 맥질해[물매질] 그 곱든 베름빡[벽]이 비바람에 달부[온통] 떨어져나가구, 벡따구[뼈다귀]같은 얽어맨 외가지[외]만 엉크렁 기 정내미가 뚝떨어지데야. 젠없는 빈집으 지키민서 해마둥 참배는 가정이[가지]가 척척 휘두룩 네레벙[만발한] 기 고맙구 매무[매미] 소리만 고라뎅이[골짜기]에 차장가.베름빡을 베름싹이라구두 하잖가.운젠가 어머이가 사는 고라뎅이 집에 불이나, 불으 딱 끄구 집구석으 이러 들어다 보이, 불이 다 타가지구 매련이 웂잖가. 온통 베름싹이 시꺼멍 기, 우리 어머이 고재이[고쟁이]와 치매[치마]거 베름싹에 척 붙어 있는 기 울매나 서러운지.

강릉이야기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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