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야기

(ep90) 암행어사

광화문선비 2024. 8. 7. 13:51

 

  • 멫 백리 찰마갈[찰산골]에 낙향해서 사는 째지두룩[찢어지도록] 가난한 섬비[선비]집에 동문수학하던 옛칭구[친구]가 찾어왔거덩. 
  • 참 방굽기는 한데 이늠어 집이 솥이 올러왔더 네레왔더 하는 굶기르 밥 먹듯하능 기 때거리가 당장 음ㅅ거덩. 
  • 머이래두 있어서 낋예[끓여] 멕예 보내야는데 안덜[아낙]이 가만뎅이[가만히] 생캐두[생각해도] 대즙할 질[길]이 막막하거덩.
  • 그러니 우터해[어떻게해].
  • 백에 나가 우터[어떻게] 술 한벵 사들구 바울[장만할] 음석거리[음식거리]두 좀 사서 삽적[사립문] 안으루 들어오더거 고만에, 돌뿌레게[돌부리에] 탁 글레늠어지미 나가 꼬시내기핸데[고꾸라졌는데] 술벵이 퍽석 깨졌거덩. 
  • 그그 우터 받어왕 긴데, 그래니 울매나[얼마나] 짼하갱가. 
  • 수건으 뒈씨구[뒤집어쓰고] 엎디레 대성통곡으 했거덩. 
  • 두 죽마고우가 웬일인가 하구 내더보니 떡 그 지겡이거덩. 
  • 칭구가 이래 보니 방금 전에는 분멩이 있언데 그 삼단 같은 머리가 음ㅅ는 빡빡머리[까까머리]거덩. 
  • 머리르 짱커서[잘라서] 손님 대즙으 할라구 핸 마음씨가 약간[여간] 갸륵항 기 아니거덩. 
  • 사실 암행어사가 된 이 칭구가 그질루[그길로] 한양 올러와서 잉금[임금]인데 얘기르 했거덩. 
  • 잉금이 울매내[얼마나] 탄복으 핸지 제꺼덕[즉각] 불러 올레서 큰 상으 네리구 망고에 빛낼 열녀비르 세웠거덩. 
  • 청렴한 섬비는 과개[과거]에 급제해서 베실[벼슬]으 행 기 우리 먼 슨대[선대] 할으벙이 이야기거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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