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한복을 많이 입고 있습니다. 조금 나이드신 분들은 한복을 의례적인 행사복으로 생각하시고 평소에 입는 것은 아주 꺼려합니다. 우리가 옛부터 입던 우리 옷을 한복이라고 한다면 누가 그랬듯이 그 오랜세월을 끊임없이 진화해온 것이 우리 옷일 것이며 지금도 진화하고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언론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전통한복이 사라져가고 있고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옷은 한복도 아닌 서양옷에 가까운 국적불명의 옷이라고 걱정하십니다. 아마 조선시대에도 그랬을 것입니다. 좀 사는 집에서는 이웃나라 옷을 유행시키며 멋과 유용성을 자랑하며 거들먹거리고 그것이 또 그 시대의 유행으로 자리잡았겠지요.
요즘 우리는 아웃도어 옷을 즐겨입습니다. 산이나 야외에 가지않음에도 불구하고 비싼가격을 주고 몸에 좋다는 옷을 입는 거지요. 정말 아웃도어가 건강에 좋을까요?
우리가 흔히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 칭했던 것을 다들 아실겁니다. 점점 궁금해지는 건 진짜 우리가 흰색을 좋아해서 세탁과 관리가 힘든 하얀옷을 입었을까요?
그 옛날 삼국시대에도 비단옷을 있었다는데 왜 유독 흰옷을 입었을까요. 옛 시절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의 글을 보면 위생적으로 깨끗한 환경이 어려운 나라에서 모든사람이 흰 옷을 즐겨입는 것과 함께 시장에서 그 흰색의 군중들의 모습을 매우 아름답게 보고 신기해했다고 합니다.
만일 요즘 흰 드레스코드로 사람들이 시장에 모두 모인다면 장관이겠지요. 아마 그 모습에 외국인들이 신기해했을 겁니다. 저는 시간이 허락할 때 마다 우리의 옛모습 사진을 찾아봅니다. 우리의 시장이 언제부터 흰색 옷에서 변화가 일어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엣 시장사진들을 많이 보게합니다.
우리나라가 해방된 1945년 시장 사진을 보면 온통 흰색물결입니다. 삼국시대에도 있던 그 화려한 비단 옷은 어디에도 보기 힘듭니다. 5%의 귀족만이 입었던 그 화려한 옷만을 우리는 이제 전통한복이라고 부르고 나머지 옷은 민복, 서민복, 개량한복, 생활한복 등 생소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한 때에는 흰색 서민 옷을 죄수복으로 만들어 우리머리속에는 흰옷입은 죄수의 느낌마져도 한복에서 봅니다. 80년대 그 암울했던 시기에 옷들이 죄수복으로 입혀져 어는덧 민복은 한복이 아닌 옷으로 인식된지 오래되었습니다.
옷은 그 시대의 다양한 코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강릉을 한복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꿈을 현실화 하는 작업을 시작한지 2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5%의 귀족에 포함되고 픈, 아니면 평소 서민이 못입던 화려한 한복을 이제는 제대로 입어보자는 모두가 5%의 삶을 향유하자는 욕심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복에서 의미를 찾아 봅니다.
그 시대엔 귀족들도 평시엔 서민 옷을 즐겨입었다는데 우리는 지금 왜 그 5%만의 옷을 한복으로 인식하고 젊은이들은 선망에, 어른들은 불편함에 색안경을 끼고 살고 있을까 궁금증이 더해갑니다.
산수가 아름답고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강릉에서 5%를 고집하지 않고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강릉에 많이 들어서고 있는 아웃도어 매장들도 조만간 한복집으로 바뀌지 않을까 감히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멋진 한복도시 강릉을 그려봅니다.
2017.6.19 14시를 다시 소환하며(강릉에서 서울가는 고속버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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